예전 홈페이지 데이터들을 뒤지다가 한 때 피씨방 관련 에피소드들을 정리해 놓은 프리토크를 발견했습니다. (2002년 4월 27일에 쓴 글이네요 ^^;)
오랫만에 추억 되새김 겸 백업 용으로 다시 올려놓습니다. (와하핫)
이거 기억 나신다면 로리파티에 꽤 오래 오셨던 분 들이군요 (....)
PS. 3페이지 짜리 내용이라서 내용이 좀 깁니다.
저희 집이 피씨방을 한다는 것은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일겁니다.
피씨방이 한창 붐을 일으키며 마린부대와 배틀쿠르져를 조종하며 날밤을 까던 사람들이 넘쳐나던 초창기 시절.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3년 넘게 아버지를 도와드리며 피씨방을 운영해 왔고 사람을 직접 만나는 일이다 보니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보게 되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겪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피씨방을 가던 찾아 오시는 손님들은 다 비슷비슷 한가 봅니다. 공통점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제가 겪어본 특별한 경험도 함께 보너스로 준비를 ^^;
PC방 아르바이트 해보셨습니까? 그럼 단번에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_-;
보통 새벽 시간대에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들이 들어오십니다. (보통 술 한두잔 걸치고 들어오셔서 술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자리에 앉으셔서 "어이. 아저씨. 잠깐 이리좀 와봐" 라고 손짓을 한 뒤 귓가에 속삭이시는 한마디
"저기... 나 타자 칠 줄 모르는데...
좋은 사이트 있으면 좀 갈켜줄 수 있겠수?"
.... 크리티컬 히트입니다. 그대로 데컬쳐~~
아아. 이 한마디에 순진무구한 제 마음은 그대로 무너져 내리고 속으로는 울면서 겉으로는 영업용 미소를 뿌리며 주소 창에는 (삐이익~~) 한 주소를 쳐드립........ (펑)
[에이~ 남자니까 뭐 어때~]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상상해 보십시오;; 이어폰 끼시는 손님들은 그나마 양반이지만 이어폰도 안끼고 볼륨도 높인 상태에서 .....를 보고 있다면!! 20대의 이 생기발랄한 청년은 도대체 어찌 하라는 말입니까아아아아----
이정도는 약과입니다. 만약 여자손님이 계시다면...? 요즘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워낙 인기라서 라그온으로 밤을 새시는 여자분들이 제법 계십니다. 그렇게 되면..... 같은 남자로써 아주~곤란해집니다. 게다가 여자손님 대하기가 민망해집니다.....;; (여자분이 즐겁게 라그온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아~ 아아아~~♡" 하는 이상야릇한 소리가 난다면... =_=;;) 이런 손님들 중에는 꼭 단골손님도 한 두명씩 껴있기까지 해서 애로사항이 꽃핀다는...;
그런데 요즘 제게 나타난 엄청난 적수.
한 달 전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2일 간격으로 나타나시는 30대 초반의 아저씨. 약간 거하게 취해 들어오셔서 "저기 조카... 내가 타자를 못쳐서 그러는데... 섹* **아 좀 쳐줘"
............ 누가 네놈 조카냐
그래도 손님은 손님인지라 어쩔 수 없이 입력해드립니다 (...) 그럼 5분 뒤 동영상이 안봐진다고 부릅니다 (...) 가서 보면 링크가 깨져있거나 zip 으로 압축되어있는 것들이 대부분. 그럴 때는 못본다고 얘기하거나 어떻게 하면 된다고 알려드립니다. (아이. 친절해) 그런데 한 두 번 알려줬으면 초등학생도 혼자서 잘 할겁니다.... 어째서 올 때마다 물어보는 건데!!
이걸로 끝나면 다행이게요. 이 손님 강적입니다.
알려주고 뒤를 돌아서면 제 손을 부여잡고(!) "저기... 내가 이거 보고 싶어서 보려는게 아니라... 내가 마누라가 있는데 마누라한테 할 수 있는 짓이 있고 못하는 짓이 있잖수... 로*로 묶는다거나 **으로 때린다거나..."
............. 왜 그렇게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내가 조카가 2명이 있는데 둘다 계집애라서 내가 데리고 못와요.... 사내아이라면 내가 데리고 와서 이런 것도 같이 보고......"
............. 성교육 잘 시켜주시겠군요
아무튼 이 강적인 손님...... 요 며칠째 계속 나타나서 골치아파 죽겠습니다. 등장하는 시간대만 되면 왠지 가슴이 조마조마... 재미난 것은 나갈 때 쯤 되면 술에서 어느정도 깨어났는지 표정 자체가 바뀝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주 정중하게) "여기 얼마입니까"
...... 당신. 정치권에 소질이 있어
전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 매캐한 담배연기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고 돈도 많이 들거든요 (이게 진짜 이유?) 피씨방 하면 빠痴?않는 것. 바로 자욱한 담배연기입니다.
피씨방을 운영하면서 가장 골치 아픈게 환기시설입니다. 담배연기를 밖으로 빼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죠. (그런데 저희 피씨방은 지하에 있는 데다가 환기시설을 설치할 만한 곳이 마땅치도 않아서 환기구 3개에 창문을 열어놓는 걸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담배연기가 잘 빠져나가지를 못해 담배냄새가 피씨방에 배기는 것은 당연한 일... 이건 어느 피씨방이나 마찬가질겁니다. 2층 이상에 있거나 환기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는 한 말이죠.
그렇다고 피씨방이 금연지역으로 지정되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안됩니다. 피씨방의 손님들 중 대부분은 흡연가. 즉, 매출액과 직접적인 연관이 되지요. 만약 피씨방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면 그대로 매출과 연관되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게 분명하니까요.
그래도..... 피씨방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 너무 심각합니다 -_-;
그 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 하면 한두갑은 기본에 심할 경우에는 서너갑까지도 피워대는 손님들을 보면 '인간의 한계란...' 이라는 말과 함께 먼산을 바라보게 됩니다...;;
또한 그 손님들 나가고 나서 자리를 치우면 재떨이를 들기가 무섭습니다 (...) 거기다 비위생적!! 재떨이를 히드라 공격목표로 삼으셨습니까? -_-;;
그 엄청난 ...... 란......;;
쓰레기통에 엎으면 주루룩~~ (.... 웨에에에에에에엑---)
담배 피는 모습들도 가지가지입니다. 입답배로 피우시는 분들부터 담배를 산소 호흡기에서 숨을 들이마시듯이 '훕-훕-훕-' 하고 피시는 분들. (옆에서 보면 왠지 웃음이... -_-;) 아주 깊~~~게 들이 마셨다가 내뿜으시는 분들까지 가지각색입니다.
이 중에서 제일 심각한 건 산소호흡기형 흡연가분들!!
담배연기가 퍼져나가서 피씨방 안의 공기를 뿌옇게 만드는 장본인입니다 -_-;;
저 같은 비흡연가의 경우에는 피씨방에서 나오면 몸에서 담배연기가 물씬 풍기는게 아주 신경쓰입니다. 거기다가 얼굴은 왠지 끈쩍끈쩍~ 거기다 간접흡연을 해서 그런지 요즘은 목도 안좋아진 것 같...... (퍽)
아무튼 피씨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흡연가가 아닌 이상 자제 좀 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군요 -_-;
예전에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프로에 나온 것 중에 피씨방에서 몇 달을 산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전 그걸 보면서 '저게 뭐가 대수라고 TV에 나오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 (비정상인가;;)
그럴 것도 그럴 것이 보통 피씨방 폐인이라 일컬어지는 손님들은(..;;) 밤새는 건 예사고 2~3일 동안 컴퓨터에 앉아 날밤을 까며 스타와 디아블로로 불태우지 않나... 저희 피씨방에도 마음만 먹으면 몇 달이고 버티고 게임할 사람들이 부지기수란 말입니닷;; (취재와줘..... 쿨럭)
저희 피씨방에는 조금은 특이하게 '외상장부' 라는 것이 있습니다. (물론 외상장부가 있는 피씨방이 있겠지요;;)
외상장부를 펼쳐보면... 정말 화려합니다. 5~10 만원은 예사고 100만원이 넘어가는 사례도 꽤 되거든요. 지금까지의 최대기록은 170만원!! 아직 이 기록을 갱신한 사람은(?) 못봤습니다만 최근 외상값 50만원 돌파한 손님이 계시기에 '힘내라 힘~'을 외치고 있는 중입니다. (뭐가!)
이런 손님들이 외상값을 안갚고 그냥 도망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듭니다만 상도에 이런 말이 있었지요 - 사람을 남기는 장사를 해라~ - ..... 상관없나? (철컥- 타앙~)
이런 분들은 외상값이 꽤 위태위태~ 해진다 싶으면 사전 통보 후 한달간 잠적을 합니다. (사장님! 저 한달간 잠적합니다!) 그리고 정확히 한달 뒤. 예고한 대로 짠~ 하고 등장해 월급봉투째(!) 건네주고 다시 게임을 시작합니다......;; (세상에 --;)
음~ 보통 이렇게 게임에 미친(?) 사람들의 특징은 거의 씻지 않는다는 겁니다 -_-;
피씨방에서 하루만 버텨도 온 몸에 담배냄새에 땀냄새까지 찌들텐데 일주일 정도 지나가기 시작하면 문제는 심각해지기 시작하지요. 그때부터 인간의 원초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습니다 (....)
한 달 내내 입던 옷 그대로! 머리는 기름이 줄줄!! (그 기름으로 3:7 가름마를 탔더군요...;;) 가까이 가면 이상야릇한 냄새가 풀풀~ .......... 아아아. 머리가 어찔어찔 해집니다. 거기다가 수면부족에 영양부족(맨날 컵라면만 먹으니) 으로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기고.... 이 쯤 되면 주위에 검은색 오오라가 풍겨나오는 듯한 멋진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_-;
"좀 씻고 와요!" 라고 말하기도 뭐한게 자기도 몸에서 냄새나는 걸 알고 있을 텐데 그걸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말하기는 참 애매하지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돈도 있고 집도 있는데 매일 밤마다 똑같은 옷에 씻지도 않고 등장해 디아블로만 하다가 가는 모 손님!! ... 멋집니다. 도대체 집도 있고 돈도 있으면서 왜 안씻는건지...;; (한번 물어척醮?'귀찮어' 라고 말하더군요;; 털썩...)
아무튼......... 강합니다. 이 사람들 --;
피씨방의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시끄러운 소음입니다. '고고고~'하는 경쾌한(?) 소리라던지 서로 PK를 뜨다가 '아아악~' 하고 장렬히 전사하는 소리들을 귀 따갑게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
PC방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헤드셋이 없는 피씨방이 많습니다. 관리도 어렵고 파손도 잘되고 가격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의 피씨방은 외장형 스피커를 사용합니다.
짜잔~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
저 손님들은 귀에 이상이 있으신 건지 - 볼륨 MAX!! 이 음악에 내 혼을 불사르리라!! - 귀가 멍멍할 정도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가 가서 '볼륨 좀 줄여주세요' 라고 주의를 줍니다. 이정도 되면 '죄송합니다' 하면서 줄여주기 마련인데 '왜요?' 라고 반문하는 손님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콱! --+)
음... 카운터에서 피씨방 관리 프로그램으로 볼륨조절이 가능하도록 되어는 있습니다만 줄이면 거기에 반비례해서 볼륨은 다시 UP!! 한 때 아르바이트를 띄었던 Y 군의 증언으로는 『어떤 손님이 주의를 줘도 볼륨을 키우길래 나도 카운터에서 음악을 틀었지. 그랬더니 저쪽은 더 크게 트는거야. 그래서 나도 오기로 볼륨을 더 올렸지. 그랬더니 저쪽에서 또 볼륨을....』
......... 소리로 싸우지마. 민폐닷
또하나. 언제나 같은 노래, 언제나 같은 레파토리의 음악을 듣는 모 손님!!
아아... 음악 듣는 거 좋습니다. 하지만...!!
한 노래만 밤 새도록 틀지 말아주세요.. 어흑...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견딜만 하지만 개인적으로 듣기도 거북한 P가수의 L노래가 밤새도록 울려퍼지는 (그것도 손님은 좋아라 흥얼거리며 따라부른다!) 그런 잔인한 고문도 없습니다. 집에가서 자려고 누우면 머리 속에서 울려퍼지는 '알라뷰~~~우우우우~~~~~~' ........ 갸아아아아악---!!
꿈에도 나올까 두렵습니다만 그 손님의 한마디 압권!!
『 나 이 노래 좋아서 밤에 잘 때도 틀고 잔다 』
..... 제........ 젠...... 장;;
피씨방에 있으면서 가장 큰 적수는 아마 술취한 손님이 아닐까 합니다.
술취한 손님도 가지각색입니다만 그 중에 가장 기억나는 손님은 ....... (절레절레)
아무튼 술취한 손님들을 상대해 본 사람들이라면 가장 골치아픈 것은 After .... (펑)
아주 보기좋게 저질러 줬을 때(?) 정말 처리가 골치아파집니다. 뭐, 얌전히 바닥에다가 해줬다면 열심히 닦아내면 (....) 되지만 책상이고 의자고 골고루 해놨을 때에는.... 아하핫. 갑자기 아스트랄계로 도피하고 싶어지는... (머엉~)
이런 손님들 중에는 갑자기 '우욱~'하면서 달려나가는 손님도 있는데 손 사이로 무언가가 흩뿌려지며 공중으로 날...... (웨에에에에엑-)
음. 그러고보니 가장 기억나는 손님은 모 아파트 공사현장의 반장님 (...)
2~3 명이 함께 술에 거~하게 취해서 들어와 의자에 털퍼덕 앉습니다. 그러고 곤히 자더군요.... 깨우기도 뭐하고 조용히 저렇게 자고 있으면 상관 없겠지... 라고 생각해고 냅뒀는데 그게 큰 불찰일 줄이야..;;
갑자기 반장님. 스윽- 일어서십니다. 그리고 바지를 주섬주섬.
찌이이익- (지퍼 내리는 소리)
허어억!! 안돼애애애애---- 다급해진 마음으로 내린 팬x를 다시 올려줍니다 (...) 그리고 화장실로 올라가라고 밀어붙이는데 안가고 밍기적 거리며 다시 바지를 내리려고 합니다. (이미 바지에는 지렸...) 아아. 일촉즉발 위기의 디노. 그래도 끝까지 화장실로 밀어 보내기에 성공...;; (화장실 가서 바지에 쌌던 어디에 쌌던 그건 알바 아니고;;) 헉헉... 마침 여자손님이 없었길래 망정이지 있었다면... 갸아아악;;;
일단 한 숨 돌렸다 싶었더니 이번엔 또 다른 아저씨가 스윽 일어섭니다. 서... 설마?!
그런데 갑자기 창고로 들어갑니다. (저희 피씨방에는 먹거리라던지 부품 쌓아두는 창고가 있습니다. 원래 주방이었던 걸 개조해 놓은 거죠) 그런데 들어가더니만 문을 닫습니다.
....
........
...................
잠시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평온한 얼굴(...)로 나오는 아저씨.
다시 의자에 털푸덕 주저앉아 잠이 듭니다. (아.하.하.핫... --+)
이미 디노는 현실 도피. 아아~ 아무 것도 안보이고 아무 것도 안들려요.
이렇게 최악의 밤은 '뇨' 와 함께 밝아오고 있었습..... (펑)
... 아무튼 생각해보면 꽤 재밌는 추억이 많은 피씨방입니다. 사람들 상대하는 거라 힘들기도 하고 여러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지만 일단은 여기까지.